
장영하 씨가 14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재판소원 사건이 각하된 것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헌법재판소와 사법제도 전반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장 씨에 따르면, 이 사건의 발단은 서울고등법원의 재정결정이었다. 그는 "해당 재정결정은 중대한 절차적 하자를 안고 있었지만,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4항이 이에 대한 불복을 원천 봉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더욱이 본안 형사재판이 개시된 이후에도 대법원 판례는 "재정결정의 하자를 이제 와서 다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재정결정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는 통로가 사전에도 사후에도 완전히 막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장 씨는 새로 도입된 재판소원 제도(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3항)에 기대를 걸었다. 해당 조항 제2호는 "법원의 재판이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를 재판소원 사유로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 지정재판부는 지난 7일 이 사건을 각하했다. 헌재는 "청구인의 주장은 실질적으로 개별 사건의 사실인정·증거평가·법률적용의 당부를 다투는 것에 불과하며, 기본권 침해가 명백하다는 점이 소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장 씨는 강하게 반박했다. "헌재가 제68조 제3항 제2호에는 존재하지 않는 '명백성' 요건을 사실상 청구인에게 들이밀었다"는 것이다. 그는 "법문상 명백성 요건은 지정재판부가 각하하는 이유의 명백성(제72조 제3항 제4호)에 붙어 있는 것인데, 헌재가 없는 요건은 청구인에게 요구하고, 있는 요건은 스스로 간과했다"고 주장했다.

장 씨는 또한 재판소원 제도 전반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제도 시행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현재까지 194건이 심리됐으나 단 한 건도 본안에 회부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더불어민주당이 '기본권 보장의 역사적 진전'이라 자평했지만, 실상은 본안 회부 0건"이라고 꼬집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도 지난 13일 재판소원 도입 등 이른바 '사법 3법'이 여당 주도로 충분한 논의 없이 개정된 데 유감을 표하며 정치적 악용 가능성을 우려한 바 있어, 이번 논란에 무게를 더했다.
아울러 장 씨는 이번 재판소원 각하를 보다 넓은 정치적 맥락과 연결 지었다. 대법원이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유죄를 확정한 이후, 청와대가 관련 언론사에 추후보도를 요청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SBS 프로그램을 직접 겨냥해 사과를 요구한 일련의 상황을 언급하며, "재판소원이 정말 국민을 위한 문인지, 권력자를 위한 방패인지 국민은 묻고 있다"고 말했다. SBS 노조는 당시 "언론 길들이기 중단하라"며 공개 반발한 바 있다.
장 씨는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법원은 불복할 수 없다 했고, 대법원은 본안에서도 다툴 수 없다 했으며, 헌법재판소는 그것은 단순 불복이라 했다. 도대체 어디서 억울함을 호소하란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헌법재판소가 법문을 있는 그대로 적용했다면 생기지 않았을 질문이 이제 국민 앞에 던져졌다"며, "그 문이 국민을 위해 열려 있는지, 아니면 권력의 허수아비로 서 있는지 지금이라도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