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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사

[기자수첩] "특보님, 환영합니다"…김동연 캠프, 적군에게도 임명장 돌렸다

온라인 클릭 한 번에 민주당 선대위 특보 탄생 — 국민의힘 현역 의원도 예외 없어

 

"김동연 후보님, 정말 괜찮으십니까?"

2일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이 한 문장은, 질문이라기보다 선전포고에 가까웠다. 그가 공개한 것은 다름 아닌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 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신인은 김은혜 본인. 직함은 '특보'였다.

적진의 현역 의원을 자기편 특보로 임명한 캠프. 코미디인지, 참사인지 헷갈리는 순간이다.


"링크 하나로 특보 완성"

공개된 임명장은 허술한 종이쪽지가 아니었다. 2026년 4월 2일자 공식 양식에 직인까지 찍혀 있었다. 함께 공개된 문자 메시지에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 후보 김동연 선거대책위원회 특보로 임명되셨습니다"라는 안내문과 온라인 임명장 발급 링크까지 친절하게 포함돼 있었다.

버튼 하나, 클릭 한 번. 그것으로 충분했다.

이쯤 되면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부재다. 추천자가 누구인지, 피추천인이 어느 당 소속인지, 심지어 그 사람이 살아 있는 사람인지조차 확인하지 않는 구조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외연 확장이 낳은 민망함

캠프 측의 의도는 짐작된다. 경선 국면에서 '임명장 외교'는 흔한 조직 확장 전략이다. 온라인 시스템을 활용하면 수백, 수천 명에게 빠르게 연락을 돌릴 수 있다. 지지자를 끌어모으고, 숫자로 조직력을 과시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그 시스템에 '여야 구분' 필터가 없었다는 것이다. 외연을 넓히다, 상대편 진영 핵심 인사에게까지 임명장이 날아갔다.


침묵하는 캠프, 커지는 물음표

현재까지 김동연 후보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해명도, 사과도, 심지어 "실수였다"는 한마디조차 없다.

침묵은 때로 전략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침묵이 의혹을 키우고 있다. 단순 오류였다면 즉각 해명이 가능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이 시스템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얼마나 무작위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답을 캠프 스스로도 모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


경선은 조직력 싸움이기도 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모으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아는 것은 더 중요하다.

자기편이 누군지도 모르는 캠프가, 경기도를 이끌겠다고 나섰다.

유권자들이 판단할 일이다.